'시작은 하수구 구멍에서였다.
일상적이지만 기묘한 기운을 불러일으키는
사물에 대한 이야기.'
작은 틈새 너머나 하수구 구멍 속 같이
어둠으로 드리워진 그 공간과의 마주함은
나를 더 깊은 사유로 나아가게 했다.
어떤 날은 길을 걷다 발견한 문틈사이가,
해질녘 즈음 골목 끝에 드리워진 주인 없는 그림자가,
누군가 버려놓은 비어있는 화분이
나에게는 모두 하수구 구멍과 같다.
‘시작은 하수구 구멍에서였다’로 시작되는
이 노트의 수상한 첫 문장처럼,
일상 속 구멍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할 때
사유의 여정은 펼쳐진다.
LOCATION : LCDC SEOUL A3 DOORS